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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<title>無題 Blog</title>
    <updated>2026-09-30T00:00:00.000Z</updated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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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<subtitle>無題 Blog</subtitle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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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    <title type="html"><![CDATA[무제 (無題) 의 인생]]></title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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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    <summary type="html"><![CDATA[며칠 전, 도메인 이름을 고르며 든 생각이었다.]]></summary>
        <content type="html"><![CDATA[<p>며칠 전, 도메인 이름을 고르며 든 생각이었다.</p>
<br>
<h3 style="text-align:center"><strong>과연 나의 인생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 한 단어가 있을까?</strong></h3>
<br>
<div align="center"><img src="https://notitle.page/img/blog/2026/09/30/1/who-are-you.png" alt="너는 누구인가?"></div>
<br>
<p>다른 사람들 보면 본인의 현생 친구들이 붙여 준 별명, 혹은 몇 년간 사용해 온 닉네임으로 도메인 이름을 정하던데,<br>
내 현생에는 그런 별명을 붙여주는 친구도, 몇년간 애정을 가지고 사용해 온 닉네임도 없다.</p>
<br>
<p>단지 <strong>"있어 보인다"</strong> 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정한 도메인들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,<br>
"<strong>있어 보인다</strong>", 혹은 속칭 "<strong>간지난다</strong>" 라는 감정은 딱 클라우드플레어에서 도메인 결제 버튼을 누른 후,<br>
새로운 도메인에 맞추어 서버를 세팅할 때, 그때까지였던 듯.</p>
<br>
<p>당연히 그러한 감정이 사라진 직후에는 또다시 클라우드플레어를 뒤지며 그 다음 간지나는 도메인을 찾고 있고.<br>
이번에 아예 완전히 정착할 도메인을 찾을 작정으로 이것저것 고민을 하던 도중, 한 가지를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.</p>
<br>
<h2 style="text-align:center"><em>나는 어떤 사람인가?</em></h2>
<br>
<p>특별하게 싫어하는 것도 없으며, 그렇다고 특별하게 좋아하는 것도 없다.</p>
<p>취향이나 성향이라는 존재하지 않으니 사람들과 크게 싸운 적도 손에 꼽는다. 대신 재미도 없다.<br>
대부분 내 곁을 떠난 사람들은 싸우다 손절당하던가 내가 손절을 한 게 아닌,<br>
이런 무제 (無題) 의 내가 지루하고 재미 없다는 이유로 상대 측에서 점점 연락을 줄이다 끊는 경우.</p>
<br>
<p>가령 함께하는 식사 자리에서 음식점을 고를 때, 나는 딱 한 마디를 하고 끝낸다.</p>
<br>
<h4 style="text-align:center">염증 때문에 너무 매운 건 못 먹습니다.<br>그거만 아니라면 어떤 거든 다 괜찮습니다.</h4>
<br>
<p>염증이 있다고 못 박은 탓에, 곱게 자라 매운 건 입에 못 대는 맵찔이 취급도 안 당하고,<br>
어지간한 음식은 가리지 않고 맛있게 먹는 누렁이 입맛의 장점 또한 살릴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.<br>
설령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음식으로 식사를 한다 한들 싫은 티만 얼굴에 안 내면 그만 아니겠는가.</p>
<br>
<p>본인같은 사람을 두고 "자아가 없는 사람" 이라 칭하던데, 뭐 반박의 여지 없이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.<br>
부정적인 반응을 무릅쓰고 뭔가를 계속할 만큼의 열정을 가져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.<br>
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러지 않을까 생각은 한다만.</p>
<p>자아라고 할 게 존재하지 않으니 일단 뭔가를 해 보고, 반응이 좋지 않으면 바로 때려친다.<br>
굳이 어린 아이 같다는 모욕적 언사를 들어 가며 뭔가를 진행할 정도의 자아가 나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.<br>
당장 이번 달의 월세를 낼 수 있고, 입에 밥을 밀어 넣을 수 있으며, 한 달에 한 번 정도 특식을 먹을 수 있다면 족하다.<br></p>
<br>
<p>의지박약이라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으나,<br>
선장이 될 일 없이 선원으로 끝날 인생에서 그게 무슨 상관인가.<br>
나의 성향과 취향을 포기한 대가로 평온한 인생을 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거 아니겠는가.</p>
<br>
<p>비겁한 놈이라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으나,<br>
세상 물정도 자기 주제도 모르고 호기롭게 덤벼드는 어린 아이보다는 낫지 않은가.</p>
<p>그 아이가 호기롭게 권력자에 덤벼들어 승리하였다면 떨어지는 콩고물 받아 먹으면 되는 일이고,<br>
패배하였다면 내 인생이 아무리 보잘 것 없어도, 자기 주제도 모르고 나대는 어린 아이보다는 낫지 않냐며</p>
<p>페배의 대가로 교수대에 오른 아이에게 돌 하나를 던진 후, 자기 주제에 맞게 살아가는 자신을 자찬하며<br>
일용할 씁쓸한 자존감과 함께 전날보다는 나은 기분으로 일터에 나갈 수 있지 않던가.</p>
<br>
<p>글을 쓰다보니 전광용의 꺼삐딴 리와 채만식의 치숙 생각난다.<br>
자아 없이 자신의 성향을 자유자재로 본인에게 유리하게 틀어 큰 부를 축적한 의사의 이야기와,<br>
일제에 순종하여 당장 자기 살 길 챙기는 방법을 놔두고 독립 운동을 하러 나간 숙부를 비웃는 조카의 이야기.</p>
<br>
<p>자조적인 이야기는 그만두고, 며칠동안 고민해도 답이 안 나오던 도중 머리를 스쳐가는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.</p>
<br>
<h2 style="text-align:center">특징 없는 것도 결국 하나의 특징이 될 수 있지 않나?</h2>
<br>
<p>반드시 발칙하고 톡톡 튀는 것만 특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편견에 그간 사로잡혀 있던 게 아닐지.<br>
본인과 같이 아무린 특징이 없는 것, 그 자체도 하나의 특징이 될 수 있는 것 아닌가.</p>
<p><strong>재미 없는 것으로 웃기는</strong> 개그맨처럼.<br>
<strong>유명한 것으로 유명한</strong> 일부 유명인처럼.<br>
<strong>특징 없는 것이 특징인</strong> 것도 말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말이다.</p>
<p>그 어떠한 단어나 수식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, 무제 (無題) 그 자체의 인생. 줄여서 <strong>무제인간 (無題人間)</strong>.<br>
그것이 나의 아이덴티티라는 생각이 든 직후,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과 함께 도메인 결제 버튼을 누르러 갔다.<br></p>
<p>그렇게 결정된 도메인은 "무제 (無題) 의 페이지" 라는 뜻을 담은 <strong>"notitle.page"</strong>.</p>
<br>
<p>인생을 한 장의 종이라고 가정했을 때 분명 안에 적힌 내용이 없지는 않았다.<br>
하지만 그 내용을 대표하는 제목을 적을 수는 없다.</p>
<br>
<p>나의 인생에 이것보다 더 맞는 도메인이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.<br>
아무쪼록 도메인을 정한 만큼, 이제 도메인 변경은 그만두고 이 도메인과 쭈욱 잘 지내 보자.</p>]]></content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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